새벽까지 니토리를 보다가 이것저것 사고 싶은 게 많았었다. 들어간 계기는 체중계. 체중계를 사야 하나 하며 검색했다가 니토리에 들어갔다가 무직타이거 상품들을 보고 어엇 사고 싶다 하다가 키스 해링 상품들을 보며 어엇 이거 사고 싶은데 하다가... 내가 뭐 그렇게까지 무직타이거와 키스 해링을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귀엽다고 사기엔 가격이 같은 기능의 다른 상품들보다 비싸서, 그냥 백엔샵이랑 마트 가서 사자 하며 잠들었다.
그리고 오후 1시쯤 일어나 ㅡㅡ;;; 밥 차려 먹고 옆 동네 다이소, 마트를 둘러봤다. 아까 다른 글에 썼듯이 대량의 쇼핑을 하고 돌아와서는 두 시간 반 동안 다이어리를 꾸미고, 한 시간 반 동안 정리를 했다. 수납 상자를 다섯 개 사 왔는데 다섯 개 다 알뜰하게 썼다.
방이 진짜 정리가 안 되고 엉망이었는데(그냥 여기저기 막 얹어 놓은 수준) 종류별로 상자에 담아 놓으니 일단 뭐가 눈에 안 띄고 이전보다는 말끔해 보여서 좋다.
노트북이 워낙 무거워서 옮기기가 귀찮아 원래 밥 먹던 탁자 위에 올려 놓고 밥 먹을 때는 다이소에서 산 한국산 접이식 캠핑용 상을 썼었는데, 밥 먹는 동안 자꾸 다리에 쥐가 나서 너무 불편하여, 니토리에서 접이식 상도 검색을 했었다. 근데, 난 아마도 계속 일본에 있을 것 같기는 하고, 전에 여러 번 짐 정리 및 처분을 했던 경험상, 돈만 좀 쓰면 정리는 순식간에 된다는 걸 알기는 아는데, 그래도 무거운 짐들을 늘리고 싶지는 않아서, 고민하다 상을 안 샀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안 사길 잘한 것 같다!
텔레비전이 있는 탁자가 있는데, 이 집은 가구 가전 포함된 원룸(?)이라 텔레비전을 탁자에 부착해 놓아서 움직일 수는 없는데, 그래도 앞에 공간이 좀 있어서 노트북 거치대가 정말 꽉 끼게 들어가서, 텔레비전 탁자를 노트북 책상으로 쓰기로 하고 지금 노트북 놓고 쓰는 중이다 ^^
다만 컴퓨터용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리려면 태블릿을 놓을 자리가 없어서 문제이긴 한데, 요즘 거의 안 쓰고 있긴 하다... 아니면... 노트북은 밥 먹던 탁자에 그냥 두고 밥을 텔레비전 탁자에서 먹는 것도 가능하지만, 라면 같은 걸 먹다 보면 면을 들어올리다 국물이 조금씩 튀기도 하는데다, 텔레비전 시꺼먼 화면이 눈앞에 있으면 되게 삭막한 느낌이 들어서 싫다. 텔레비전을 거의 안 봐서 텔레비전 앞에 노트북을 놔둬도 상관도 없고, 보고 싶으면 노트북을 접으면 된다. 아랫부분이 약간 가려지긴 하지만 뭐... 노트북이 워낙 무거워 옮기기는 귀찮고, 아까 옮기다가 노트북 거치대 조절 부분 사이에 손가락이 끼어 너무 아팠다. ;ㅡ;
정리하다 느낀 건... 내가 진짜 가방이 많구나... 옷도 많구나... 하는 것.
옷, 가방 안 사야지 해 놓고 며칠 전 또 샀고... 커피도 끊어야지 해 놓고서는 며칠 전 또 원두가루 사 오고...
가방이... 핸드백, 숄더백 같은 게 세 개 정도 있고, 천으로 된 토트백, 숄더백 같은 게 세 개 정도, 에코백이 세 개, 백팩이 세 개, 캐리어가 두 개, 보스턴백이 하나, 크로스백이 네 개... 진짜 뭔 놈의 가방이 이렇게 많나 싶었다. 그럼에도 또 갖고 싶은 게 가방이다. 막 명품 같은 비싼 게 갖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냥 이래저래 옷에 맞춰 코디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가방도 많이 갖고 싶은 거다.
연예인도 아닌데 뭔 코디네이트병에 걸려서 이러는지...
베레모도 안 사야지 하고서 한국 집에 있는 것도 안 들고 왔는데 와서 한 달 사이에 세 개 샀다.
야구모자도 세 개 정도 있고, 벙거지?도 하나. 비니가 하나. 니트 모자 하나.
목도리 세 개, 장갑 하나, 핸드 워머 하나.
속옷도 많고(편한 거 찾다가 계속 사서...)...
점퍼도... 이제 가을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하여 가을 점퍼가 딱히 필요 없는데 다섯 개 정도 있다.
겨울 외투도... 동생 올 때 부탁해서 패딩이랑 코트를 받았는데, 회사에 코트 입고 다니려니 비싼 돈 주고 산 코트(내가 정신이 반쯤 나갔었을 때 지른 핸드메이드 모직 코트; 부끄러워서 산 이유를 차마 못 쓰겠는데, 예쁘게 하고 다녀야 한다며 산 것...)인데 막 입고 다니려니 아까워서 그냥 옷장에 넣어 두고 있고, 패딩은 서울 잠깐 살 때 추워서 샀던 건데 고베에서 입자니 더워서, 귀여운 털 점퍼를 하나 샀다... 이월 상품이라 올해 나온 같은 디자인 제품보다 천 엔 싸게 팔고 색도 더 예쁘길래 질렀는데 털이 엄청나게 많이 빠진다. 그리고 여름에 모직 망토도 하나 사 뒀었다. 이것도 너무 귀여워서 회사에는 못 입고 다니는데 샀다. 쉬는 날이 한 달에 뭐 많지도 않은데... 한 달에 8~9번 쉬는데, 겨울 쉬는 날 내내 입는다 쳐도 스무 번을 못 입을 코트, 망토...
이렇게 생각하니 나 정말 뭐 하는 애냐 싶은데, 그래도 또, 나갈 때 귀엽고 예쁜 옷 입고 싶은 욕심에... 이래저래 사 버린 것들. 누가 나 신경쓰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나가서 누구를 만나는 것도 아닌데, 내가 뭔 옷을 입든 정말 아~무도 신경 안 쓰고 그냥 정말 내 욕심인데... 그 욕심을 위해서 올해만 수십만 원...? 백 몇 만 원? 정도를 썼네.
그 돈이 통장에 들어 있었음 지금보다 조금은 더 마음이 든든했겠지.
... 아무튼.
매일 드는 가방은 정해져 있는데, 평소에는 안 쓰는 가방들을 정리함에 넣다 보니 마음이 착잡하더라고.
비싼 돈 주고 산 예쁜 옷은 언제 입을지도 모르고... 입고는 싶은데 너무 폼 잡는 것 같아 못 입겠더라고...? 내가 어디 뭐 특별한 데 가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뭐 그랬다~
노트북 자리 옮긴 기념으로 뭔가 쓰고 싶어서 끄적거려 봤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요.
원래 사려던 건 체중계였는데, 체중계는 사지 않았다... 마트에서 나올 때 생각났는데, 에이 뭐 없어도 상관없지 하며 그냥 왔다.
다이어리 막 꾸미다 배가 고파서 아아 어쩌지 하다가 율무가루 타 마시려니 설거지하기 귀찮고 입에 까끌까끌 걸리는 것도 지금 기분에는 싫어서 다이어트 보조제를 네 알 먹고, 나중에 먹어야지 했던 율무 엑기스 알약을 두 알 먹었다.
그리고 방 정리를 하다 내가 사 놓은 먹을거리들을 정리함에 넣는데 간짬뽕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지금 먹을까 츄릅 하다가 설거지할 생각하니 귀찮고 다이어트 보조제까지 먹었는데 밤 아홉 시에 라면 먹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참았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먹으려고 인덕션 옆에 놔뒀다.
이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자야지~
이 글을 쓰는 동안 들은 음악은 씨없는수박 김대중의 유정천리.
남준이 인디고 2주년이라고 인스타에 올라왔길래 인디고를 들으려고 했었는데 너무 차갑고 마음이 우울해지는 것 같아서, 남준이에게 미안하지만 유정천리를 틀었다.
생각이 바뀌고 사람들도 바뀌고 모든 것이 바뀌어.
나는 너무 외로워.
...
낮고 거친 목소리로 저런 가사들을 읊조리는데 마음이 시려서 못 듣겠더라구...
그래도 그 당시에, 추운 날 공원 벤치에서 남준이 음반을 듣기 위해 구입한 시디플레이어로 몇 시간 동안 인디고 앨범을 들으며 겨울 풍경을 그렸었다. 매일매일 들었었고.
그런데 지금 듣자니 너무 시리고 서글프고 그랬어.
지금 너는 어떨지.
따뜻하고 포근하길, 그랬으면 좋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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