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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내 생활

[끄적] 오늘의 깨달음, 배움?

by lovely-namjoon 2024. 12. 27.

사흘간 타부서에 도우미로 갔었다.
주로 설거지를 하고 작업 준비 및 간단한 작업 등을 하였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지만...
다른 데 가면 더 나을 수도 있겠다, 내 삶이 더 나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취업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역시 무엇을 하느냐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좋은가 그렇지 않은가가 훨씬 더 내게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거 못 해도 되는데, 주변에 무섭고 성질 더러운 사람 한 명이라도 있으면 정말 죽고 싶어진다. 가식적인 인간이랑 있는 것도 싫다. 숨이 막힌다.
* 여기서 죽고 싶어진다는 생각의 의미는... 지금 당장 여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다.
당장... 당장.
날 노려보면서 꼬투리 잡으려고 하는 사람... 미쳐 버리겠다.
다 때려치우고 돌아가고 싶은데...
주변 사람한테 얘기해 봤더니 이상한 사람은 어딜 가나 있다고 그러더라.
그 사람은 원래 성격이 이상한 사람인데 내가 섬세해서 더 신경이 쓰이는 거라는 분도 계시고.
...
다 관두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 같았었는데...
사흘간 타부서 가서 일해 보니 여기서도 좋은 사람들이랑 있으면 나 괜찮을 수 있는데 싶더라.
사흘밖에 안 겪어 봐서 속단할 수 없다기엔... 지금 일하는 부서는... 첫날부터도 별로였거든. 내가 울면서 부서 옮기고 싶다고 한 것도 수차례...
아무튼...
한국 가서 설거지를 하든 공장에 가든... 주변에 따뜻한 사람들이 있고 내가 먹고살 수 있을 만큼의 벌이가 되면... 난 괜찮을 것 같은데...
나 내년에 비자 갱신하지 말고 그냥 돌아갈까.
...
그 아이 전역에 맞춰서...ㅎㅎㅎㅎㅎ 그러나 그때까지 천만 원 모으는 건 불가능이라 아무리 빨라도 가을...
... 최소 천만 원은 있어야 서울에 방이라도 구하지...
돈 악착같이 모아야 돌아갈 수 있는데.
그리고 한 달 안에는 일자리를 구해야 먹고살 수 있고.
이게 가능할지가... 의문이라는 거야.
...
나 정말 평생 일본에 있게 될까...? ...
돌아가고 싶은데...
...
5년 정도 살았고... 일상생활에서 쓰는 언어는 일본어이고 한국어는 가족들이랑 통화할 때만 쓰고 가아끔 한국인 만나면 쓰고, 느끼는 걸 일본어로 느껴. 예를 들어 맛있는 걸 먹으면, 와 맛있다-가 아니라 아 시아와세-라고... 그렇게 느껴... 외롭다-가 아니라 아 사비시... 등등등.
내 모든 게 일본화되기 전에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그러나 한국 가서 내가 호텔에 취직한다는 건 불가능하겠지. 나이 마흔 다 된... 미혼 여성... 서울말도 쓰기 싫은데... 사투리 쓰면 서울에서 서비스직 취업은 불가능할 테고...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
뭘 해서 먹고살 수 있을까.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여기를 관둔다면 말이야...
... 그게 두려워서 난 아무것도 못 해.
작년에 나 정말 처참했으니까.
한국에 가고 싶어도... 못 가...
천만 원으로는 불안해. 취직이 바로 되어야 하니까.
천오백? 월급의 반을 저축하면 내년 가을까지는 모을 수 있는데... 그러면 한 달에 50만 원으로 생활해야 해. 식비, 각종 공과금 다 포함하여. 쇼핑은 아무것도 하면 안 돼.
... 역으로 말하자면... 쇼핑 안 하고 먹는 거 최소한도로 하고 엄청 아껴 쓰면 내년 가을까지는 천오백 모을 수 있고, 그러면 조금은 안심하며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이야.
물론... 그래도 두 달 정도 안에는 취직이 되어야겠지.
근데 하고 싶은 일도 딱히 없어.
내가 좋아하는 건 다 돈 안 되는 일이잖아.
...
내가 성공할 수 없는 일들.
...
공장 가는 게 나을 수도 있어.
사흘간 타부서 일을 하면서 내가 서비스업을 싫어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야 하나. 서비스업에서 일한 경험이 많이 쌓여서 그래도 괜찮아졌다 생각했었는데... 사흘간 서비스업이 아닌 일을 하며 마음이 어찌나 편하던지, 내가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거든.
일단 새해 되면 부서 이동을 상의해 보자 하셨으니까...
그리고... 잘 안 되거나... 정 힘들면...
한국 돌아가서 공장을 알아보든... 식당 설거지를 알아보든...
서비스업 아닌 일을 하고 싶어. 그리고 취업이 너무 힘들어도 안 되고... 사는 둥 마는 둥... 하는 둥 마는 둥... 할 수 있는 일...
사흘간 뜨거운 물로 설거지를 많이 해서 저온 화상 비슷하게 손이 벌게지고 트고 그랬는데... 뭐 내 손 누구한테 보여 줄 것도 아니고... 손 잡고 다닐 사람도 없는데... 손 좀 망가지는 거 뭔 상관이야 싶다. 손이 너무 예뻐서 만져 보고 싶다는 말을 종종 듣는, 변태들의 타깃이 되는 손이었는데... 변태들이 쳐다보고 손 잡고 안 놔 주기도 하고 그런 게 너무 싫어서 일부러 트게 두기도 했던 손인데... 일하다가 다 터서 안 예쁜 손이 되고 나니... 조금은... 속상하긴 하다. 그래도 뭐... 누구 보여 줄 것도 아닌데 뭔 상관. 마음이 편한 게 더 중요해.
다 때려치우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