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나카노시마 미술관 개관 3주년 기념 특별전 '트리오 파리 도쿄 오사카 모던 아트 컬렉션' 보고 왔다.
가는 길 오는 길도 이 게시물에 기록.
어제 담근 김치에 아침밥을 야무지게 먹고 치킨너겟에 양념치킨 소스 뿌렸더니 술이 땡겨서 마침 사 놨던 맥주 한 캔 마시고 알딸딸해서는... 나갈까 말까 하다가 다녀왔다.
우메다 도착하여 한신 백화점 통해서 나가다가 크리스마스 그림 리사 라손 그림이길래 찍었다. 귀여워 😊
역에서 미술관까지 걸어서 10분, 15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바람 엄청 불고 추웠다.
왜가리가 보도블럭 위에 있는 걸 처음 봐서 찍어 봤다.
미술관 도착했는데 오랜만에 현장 발권하고 싶어서 예매 안 하고 갔었는데 줄이 길기에 그냥 인터넷 예매로 표 끊어서 들어갔다.
예뻐서 찍었는데 역시 사진이 그림을 못 담아낸다.
세 개의 도시: 파리, 도쿄, 오사카
우리의 미술관이 있는 거리는, 19세기 중반 이후에 격심한 근대화를 겪고, 지금도 여전히 발전을 계속하고 있는 대도시로서, 국제적인 관광도시이기도 합니다. 사진에 담아 공유하는 게 일상이 된 현대, 도시의 이미지는, 파리라고 하면 에펠탑, 도쿄라고 하면 아사쿠사의 카미나리몬, 오사카라고 하면 그리코의 간판... 등으로 일순 상기될 정도로, 어느 정도 고정적인 것으로서 공유되어, 가볍게 소비되는 것이 돼 버린 듯 여겨집니다. 그러면, 가까운 과거인 20세기의 예술가들은, 이 세 도시를 어떤 식으로 표현해 왔을까요.
이 장에서는, 세 관의 큐레이터가 각각, 자신들의 거리를 제재로 하는 작품을 컬렉션에서 골랐습니다. 거리 그 자체에 대한 시점을 환기하기 위해, 실사를 바탕으로 한 표현의 회화, 판화와 사진을 모아, 세 개의 테마에 맞춰 소개합니다. 본 적이 없는 화각에서 담아낸 거리나 눈 여겨 볼 일 없이 지나친 곳, 혹은 일찍이 있었건만 사라져 버린 풍경이나 풍속 등이, 분명히 여러분의 흥미를 자극하겠지요. 도시에 대한 예술가들의 신선한 시점과 함께, 그들의 감성을 일깨운 각각의 거리의 심오함에도 마음을 맴돌려 봐 주세요.
(다음 사진 글 몇 개 더 있는데 귀찮아서 번역 안 할란다...)
내가 아사쿠사 근처 살 때 반년 좀 넘게 자주 산책했던 스미다 강의 풍경이 담겨 있어 반가웠다. 저 배도 자주 봤었지. 뭐 똑같은 배는 아니겠지만.
사람이 많아 급하게 찍느라... 초점이 나갔네. 료고쿠의 불꽃놀이였나. 아무튼.
신주쿠 풍경. 서양화라 신주쿠인지 어딘지 감이 안 오는데 신주쿠라고 한다.
이 옆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굿즈 매장 가니 이 얼굴 인쇄된 크로스, 핸드백 겸용 가방 팔더라.
좀 무서웠는데... 얼핏 보기에는 멋졌다. 아마도... 애를 낳고 있는 장면을 그린 것 같은데, 괴기스러운 느낌.
이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라울 뒤피의 집과 정원. 난 몰랐던 화가인데 찾아 보면 유명한... 그런 경우가 꽤 있지.
전시장의 보라색 벽과도 너무 잘 어울렸다.
샤갈의 꿈.
조르주 데 키리코의 작품을 여기서도 만났다. 연간 회원권이라 또 갈 수 있어서, 전시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가야지 생각 중이다.
후지타 쓰구하루의 소녀. 개인전도 갔었던 화가. 아버지 직업이 군의관인가 그래서 어린 시절인지 언젠가인지 조선에서도 살았다 하고 조선의 풍경화도 전시장에 있었었지. 뭔가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귀여운 느낌.
이 작품 말고도 일본인 화가가 중국 사람을 그린 작품이 또 있었다. 문득 루쉰의 글이 떠올랐는데, 제발 중국을 좋아하지 말라고. 서양인들이 중국 문화에 너무 빠져들어서 다 뺏아 가고, 다 지배하려 한다고. 좋아해서 그러는 건데, 좋아하지 말라고. 중국 차 사는 데 돈 다 쓰고 돈 없어서 마약 팔다가 전쟁까지 한 영국 생각이 또 나네.
피에르 보나르의 점심. 색감과 표정이 참 좋다.
마리 로랑생의 공주들이라는 그림인데 맨 오른쪽은 한복 아닌가 하는 생각이...
다음 전시장으로 걸어가며...
나카노시마 미술관 건립 구상은 1983년에 발표됐는데 실제 개관한 건 2022년... 뭐가 문제였던 걸까?
여긴 가 봤지. ㅎㅎ 게르하르트 리히터 전시 언제 갈지 생각 중이었는데 남준이가 다녀온 거 보고 후다닥 다녀왔었던. 도쿄 살 때라 가능했던 얘기지. 그때 하라주쿠에도 갔었고... 토치기에도 갔었지.
리히터전 말고도 간 적이 있는데 뭔 전시를 봤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여긴... 가 볼 수 있을까...? 그냥 이렇게 작품들이 오는 걸 보는 걸로 만족하며 살겠지.
다 번역하기 귀찮고, 마지막 부분만.
인간이란 다면적이며 복잡한 존재임으로, 표면적인 모습의 재현이라는 전제가 사라진 모던 아트에서는, 그 이미지의 확장은 무한합니다. 각각의 독창적인 표현의 근저에 있는 것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고 하는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예술가들의 모색인 것입니다.
나도 좀 이런저런 시도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렐 아펠의 마을의 동물들. 오늘 이 전시에서 건진 것은, 몰랐던 화가들을 많이 알게 됐다는 것.
그리고 내가 넘 좋아하는 요시토모 나라 작품도 있었어~ [In the Box]
옛날에 나라 그림 닮았다는 소리 진짜 많이 들었었는데... 이젠 늙어서 내가 소녀가 아니지. 전에는 머리도 이 머리였고.
이 작품 되게 맘에 들었다. 아르망의 이리스의 초상. 이리스의 물건들을 모아서 이렇게 한 것 같은데, 제목이랑 이렇게 절묘하게 어울리는 작품 오랜만에 본 듯. 이걸 보면 이리스의 초상이 떠오르는 듯하니까.
현대(미래?)적인 걸 추구하는 미술관인가 하는 느낌.
굿즈 매장에서 뭘 사지는 않았고(비싸기도 했고... 작품의 상품화가 싫다 해야 하나. 예전에는 캔 쿠키, 자석, 엽서, 가방 등... 사긴 샀었는데... 이젠 도록도 안 사고), 뽑기가 있길래 뽑았더니 펠릭스 델 말레의 Métro, gare d’Orléans 열쇠고리가 나왔다.
남준이 생각났어.
우주 고양이.
우메다 가는 길 석양이 정말 아름다웠다. 단풍도. 문득, 작품들보다 바깥 풍경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광활한 하늘, 노을에 물들어 가는 하늘을 보라. 난 정말 예전보다는 예술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
이것도 무슨 현대 미술 설치 작품 같지 않아? 내가 현대 미술을 안 좋아해서 그런가. 전시 후반으로 갈수록 그냥 그렇더라고.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놨더라.
한신 백화점 기웃기웃. 레스토랑에서 뭔가 먹을까 했었는데 역시 백화점 가격이길래, 안 먹었다.
리사 라손~ 너무 귀여워.
마티스 작품도 있었는데, 내가 마티스 작품 보고 별 감흥을 못 느낀 게 처음인 듯.
어쨌건 즐거운 전시 관람이었다. 재미있었고, 신선한 자극이 되었달까? 막 감동을 받는 전시는 아니었는데, 뇌에 자극은 오더라. 나도 뭔가 좀 색다른 걸 그려 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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