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가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어제 출근했는데 설거지하시는 분들도 오셨길래, 그리고 내가 한동안 안 보이던데 이유가 뭐냐고 그러시길래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한국 갔다 왔다고 한 뒤, 한국에서 사 온 초콜릿(한국 문화 사진 포장 초콜릿)을 드렸다.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본다고 하셨어서 드린 거기도 했다.
그냥 웃으시면서 와 초콜릿, 고마워 하면서 받으셨다.
(설거지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일흔 정도의 할머니들)
저녁에는 예약이 적었는데 웬일로(?) 그래도 한 분은 또 근무를 하셨는데, 쉬는 시간이 아마 서너 시간 정도는 됐을 거다. 근무 시간을 줄이기 위해 설거지 거리를 쌓아 놨다가 출근하시게끔 하니까.
휴게실에서 주무시는 걸 봤었기에 그렇게 오래 주무시고 밤에 잠이 오나 싶은 생각에 쉬는 시간이 길었네요 괜찮으세요 했더니 괜찮다고 하시더라.
그러고 잠시 뒤에, 서비스하는 사람(홀 직원을 서비스라고도 부른다)한테서 오미야게(토산품이라는 말인데 여행 기념품이라는 의미) 받은 게 처음이라고 고맙다고 하셨다.
설거지하시는 분들은 보통 십 년 이십 년 일하신 분들인데, 약간 충격을 받았으나 그냥 별 말은 안 했다.
아유 뭘요~ 정도의 느낌인데 좀 더 공손한 느낌의 일본어인 톤데모나이데스~ 한 마디 했다.
내가 뭘 하든 열심히 하고 글씨도 또박또박 잘 쓰고 뭘 하든 열심이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하셨다.
열심히 살아야죠 허허 감사합니다 그랬는데.
난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닌데 또 좋은 사람이 되었군 싶었다.
예전에는 이런 때 기분이 약간 씁쓸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뭐 그랬었는데 이제는 누군가에게 내가 좋은 사람이 되었다, 그런 기억을 만들어 줄 수 있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좀 포근해지는 것 같다.
사소한 것들이 모여 행복이 되는 것이기에, 모든 일에 최선을(우리 집 가훈 중 한 줄) 다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설렁설렁 적당히 산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남들 보기에는 뭘 하든 열심인 듯 보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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