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큐 타고 가라스마역에 내려 버스 타러 올라갔다.
교토를 시골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시골은 아니다. 옛것이 많이 남아 있을 뿐.
버스를 타고 영화를 보러 갔다.
데마치자에서 영화를 보았다. 회원권 기간 끝나기 전에 몇 번 더 가야지 싶은데, 언제 가려나.
영화를 다 보고 강을 건너 교토 대학 쪽으로 갔다. 철학의 길에 가기 위해서.
데마치후타바에서 떡 사 먹을까 했었으나 줄이 길 건너까지 있길래 그냥 단념했다.
교토는 탁 트인 느낌이 있어 좋다. 높은 건물 별로 없고.
교토 대학 앞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대학가라 그런지... 밥을 조금만 드릴까요 보통으로 드릴까요 하시길래 보통으로 달라 했더니 이렇게나 많이 주셨다. 일본 식당에서 보통을 이 정도로 주는 집 처음인 듯... 돈가스 먹고 싶어서 시켰는데 맛있었다. 그리고 일본 와서 일본 사람들이 다 모른다고 하던 카츠나베가 이 집에 있었다! 그걸 먹고 싶기도 했지만 얼마 전부터 돈가스가 먹고 싶었어서 돈가스를 선택했다.
이렇게 해서 900엔.
고베도 대학가는 물가가 좀 싸려나. 전체적으로 교토가 고베보다 물가가 싼 편인 것 같다.
걸어서 철학의 길에 갔다. 가는 길에 교토 대학 앞 카페에도 들렀는데 사진 촬영 금지인 곳이어서 사진이 없다. 서양화가 여러 점 걸려 있고 커다란 원목 탁자들이 놓여 있는 곳이었다.
철학의 길을 걷는 동안 해가 졌고, 노을이 무척 아름다웠다.
연보랏빛 하늘.
철학의 길을 걸으며 나는 무엇을 고뇌하고 있나 생각했고 그 애라면 이 길을 걸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외로움과 충만감을 느꼈다. 환상 속의 그대라 할지라도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으니까. 오늘 본 영화가 정말 너무나도 와닿았다. 만날 수 없고 닿을 수 없는, 환상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을 좋아하고 있는 나. 그 사람만을 좋아하고 있는 나.
철학의 길을 걷다가 새빨간 의자들이 놓여 있는 카페가 있어, 이건 좀 홍등가 삘 아닌가 하면서 잠깐 쳐다보다가 주인 할아버지가 수제 케이크 맛있다고 무첨가라고 그러시길래 잠깐 머뭇거리다 들어가서 먹었다.
프랑스 음악이 흘러나오는 사과 콘셉트의 카페였다.
음료도 사과 두유, 케이크도 사과 시나몬 케이크. 그릇도 사과 모양.
가게 안에 파라솔이 있었다. 비가 오는 날 가면 더 좋을 것 같은 곳이었다.
걸어가는 중 노을이 졌다.
사진도 나쁘지 않지만 역시 실제로 볼 때만큼의 감흥은 없다.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장구한 세계의 그 느낌이 없다. 내 위로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그 광활한 하늘.
시조까지 걸어가다가 배가 고파 튀김 판모밀을 사 먹었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고 맛은 보통.
산조 어느 골목. 시냇가 풍경이 멋진 곳이다. 재작년에도 여기서 단풍을 봤었는데. 그때는 12월인가 그랬지.
철학의 길을 걷다 그 애 생각이 나 오리들을 찍었다. 원래 나도 오리 사진 많이 찍긴 했었지만 오늘은 그 애 생각이 나 동영상을 찍었다.
역 앞 버스킹. 멋지다 생각했는데... 일본 밴드 구인 사이트에 프로필 올린 지 한 달인가 됐는데 마침 오늘 딱... 돌아가려고 전철 탔더니 메일이 와 있더라. 내 프로필을 정말 보고 연락 준 건지 그냥 보컬이라는 것만 보고 연락 준 건지 모르겠지만... 답장을 보냈다.
나도 다시(?) 음악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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