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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내 생활

[끄적]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것. 팬, 블로그를 관둘까 하는 고민.

by lovely-namjoon 2024. 12. 29.

오늘 동생이랑 통화하다가, 요즘 집회에 아이돌 응원봉 들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팬들을 위해 핫팩 등을 보내는 아이유(집회 지지 의사 표명) 등과 달리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그 와중에도 쇼핑하고 맛있는 거 먹고 등등 그냥 평소와 아무 다를 바 없는 일상을 공유하는 아이돌들을 보며, 앞으로도 노래 듣고 음반 사고 뭐 그 정도야 하겠지만 이전처럼 그 사람을 열렬히 좋아하지는 못 할 것 같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뭐 군인이니까 그렇겠지, 소속사 등 여러 사정이 있겠지, 안부 묻기가 무색한 요즘이라고 돌려서 말하며 편지를 썼더라... 정도로 누가 변호해 달라 한 것도 아닌데 그 아이의 변호를 했다.
그런데 오늘 항공기 참사가 있었고, 멍하니 누워 있다가 생각났는데, 이태원 참사 직후에도 그 아이의 인스타에는 그냥 앨범 홍보 글만 올라왔었고, 참사에 대한 언급은 단 하나도 없었다.
음... 아이돌이라 어쩔 수 없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지만.
자기에 대해서는 많은 말을 쏟아내는 아이가 왜 세상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더랬다.
위버스에 올라왔던 글들 중 내가 읽지 않았던(내가 아팠고 잊으려 노력했던 시절에 올라왔던 글들) 것들을 몇 개 읽어 보았다.
팬들 덕분에 자기가 천성적으로 낙천적이라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는 것, 팬들 덕분에 자기는 잘 살고 있으니 여러분도 행복하시라는 것...
나는 그 애에게 사랑을 주는 사람이었을까?
단 한 번도 만나러 간 적이 없고 단 한 번도 육성으로 응원한 적이 없고 단 한 번도 실물로 편지든 뭐든 보낸 적도 없는 나.
그저 내 블로그에 글을 쓰고 내 인스타에 그림을 올리고.
그건 누군가가 찾아와서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인데, 내 블로그는 스팸 덧글 말고는 달리지 않는 유령 블로그에 가까운 블로그이니, 그 아이가 받았다는 사랑에 내 마음은 포함되지 않았을 게 분명하고.
예전에, 블로그에 쓴 글에 내가 쓴 독서 리뷰의 작가님, 내가 좋아하는 노래에 대한 글에 그 노래를 만들고 부른 가수 분, 내가 좋아하는 야구 선수 분에 대한 글에 그 야구 선수 분이 실명으로 덧글을 달아 주신 적이 있었다.
그 경우에는 확실히 알 수 있다. 내 생각, 내 마음이 전달되었다는 걸.
그러나 내가 재작년? 작년에 갖고 있었던 블로그... 아카이브 포 마이 뮤즈였나...라든지 지금의 이 블로그는... 스팸 말고는 덧글이 달리지 않는 유령 블로그에 가깝다.
조회수가 올라가는 게시물은 가끔 누가 직접 입력으로 들어와서 보는 글들, 휴대폰 리뷰 글 정도이다.
예전 같으면 팬카페에 그림을 올렸을 터이다. 그때는 내가 만든 팬페이지도 있었고. 그리고 그때는 탭이 없었을 때라 모든 그림을 종이에 직접 그렸었고 그걸 그냥 바로 오빠에게 드리기도 했었다. 내 마음이 전달되고 있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은... 팬카페에 가입해야지 하는 생각조차 없다(포털 사이트 추천 검색어에 ㅂㅇㄱ이 상위에 뜨는 이 팬덤이 더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공식 팬클럽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가입을 하면 각종 이벤트 당첨 확률이 올라간다고 하던가...? 우선권이 주어진다고 하던가...
돈놀이 같은 그런 것들이 나는 싫다.
당첨에 울고 웃는 그런 것들이 싫다.
(오늘 검색해 봤더니 팬카페들은 다 죽어 있길래 글들을 더 찾아봤더니 위버스로 옮긴 거라 하네)

생각해 보면 그때 그냥 끊었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10.29 참사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없이 앨범 홍보 글만 올라오던 시점에.

이름 석 자를 입력하면 ㅂㅇㄱ 같은 게 추천 검색어에 뜨는데도 방치하는 소속사와 그 와중에도 상의 탈의 사진이나 영상이 계속 올라오는 것 등. 그런 걸 올리면 ㄲ ㅑ 등근육 어쩌고 하는 반응이 나올 거 알면서(내가 못 봤었던 인스타 스토리였나 뭐 찾아보다가 본 반응).
듣고서 기분이 더러웠던 ㅅㅅㄴㄲ 같은 노래.
그 애 노래를 정말 많이 들었고 요즘도 많이 듣는데, 두어 번 듣고 듣지 않았던 유일한 노래.
(유일하진 않고... 욕 많이 나오는 노래 및 진 씨와 함께 부른 야한 노래 등은 한 번 듣고 안 들었다)
솔로 콘서트 때 부른 걸 보고 그 작은 공연장에서 그 꽉 찬 사람들 속에서 저런 안무를 하면서 저 노래를 부르는 게 민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었는데...
색스러운 시선과 말들을 본인이 즐긴다면 할 말 없지만.
그런 노래를 부르고 그런 춤을 추면 색스러운 시선과 반응이 따라올 게 분명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 없잖아. 은근히 야한 것도 아니고 대놓고 야한 노래. 로펀의 몽유병 같은 노래처럼 사랑에 빠져서 야한 것도 들어가는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정말 야한 노래. 야하게 보이는 걸 야하게 들리는 걸 목적으로 만든 것 같은 노래.
난 누가 날 탐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면 기분 진짜 더러운데 그 아이는 아닌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난 누가 나한테 ㅅㅅ하시네요 그러면 직접 싸대기를 때리진 않지만 진짜 싸대기 때리면서 주둥이 싸물라고 하고 싶거든. 사람을 왜 그런 시선으로 보냐고 눈깔 뽑아 버리기 전에 아가리 닥치라고. 그런 생각이 들 수야 있겠지만 그럼 그냥 조용히 눈 깔고 다른 생각하고 나한테 그런 말을 하지는 말아야지. 나랑 한 번 하고 싶다는 거랑 동의어 아닌가? ... 실제로 이런 말들을 들은 적도 있지만... 내가 지 부인도 아닌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인간이 아니고 짐승이라 그런 것이겠지만... 천박한 것들 주둥이를 다 꿰매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동생은, 아이돌이 무슨 힘이 있나 싶긴 하더라-라고 했다. 인기가 엄청 많아서 좀 무너져도 상관없고 발언권이 자기에게 있음 몰라도, 소속사에게 권력이 있고 인기도 별로 없는 연예인 같으면 발언하고 싶어도 못 하지 않겠냐는.
나는... 그렇게까지 뭔가를 잃을 게, 공격당할 게 겁이 나나 하는 생각이 들던데-라고 했다.
내가 되는 대로 살아가는 인간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내가 뭔가에 대해 말하고 싶고 행동하고 싶으나 돈이나 지위 때문에 아무 말을 못 하고 소시민으로서 살아간다면, 비겁하게 살아가는 걸 테고, 정말 그냥 아무 생각이 없는 거라면... 머리도 비고 영혼도 없는 채로 살아가는 걸 테지.
돈의 노예, 인기의 노예, 껍데기에 목 매 살아가는 존재로서.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그 아이에 대해서는, 그래 아이돌이 뭔 힘이 있겠어 말을 하고 싶어도 못 할 수 있겠지 생각하고 그리 말하였다. 그러나 그러면서, 혹시 아무 생각이 없는 거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아무 ... 생각도 없는... 자기에 대해서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난 싫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유약한 거라면, 생각이 있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싶지만 이런저런 상황 때문에 말을 못 하는 거라면 그건 뭐 인간으로서의 연약함 때문이니 이해할 수 있는데, 뭐요 내가 정치인도 아닌데 목소리를 왜 내요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거라면... 난 받아들일 수 없거든. 그런 사람을 좋아할 수는 없거든.

주변이 폐허인데 자기 혼자 잘 먹고 잘 산다고 해서 그게 의미가 있나.
...
어제, 오늘... 아이돌을 좋아한다는 게 정말 부질없는 짓이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드네...
앨범 같은 것들 그냥 중고 매장에 다 팔아 버릴까.
사실 욕설이 많은 노래들 난 듣기 불편하고.
심지어 사랑 노래에도 욕이 있다고. 옛날(?) 노래이긴 하고 그 사이 그 아이도 많이 변했겠지만.

그 아이는 수많은 팬들의 사랑 속에서 자기를 긍정하게 되었고 잘 살고 있다 하니, 그대로 쭉 행복하면 될 테고...
나는... 나나 잘 살아갈 생각을 해야겠지.
내년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치면, 아마도 공장 노동자 혹은 다른 업종에서 노동자로 살아갈 나.
난 내 걱정이나 해야 한다고.
그 아이 노래를 듣고 그 아이가 쓴 글들을 보며 얘는 대체 얼마나 우울하고 힘든 걸까 하는 생각에 눈물까지 흘리고 블로그에 글도 엄청 많이 썼었던 나.
...
최근까지도 그랬지.
얘는 자기가 솔직해지지 못 할 때를 걱정하는 걸까? 하면서.

그 아이는 여지껏 나라는 아주 미미한 팬 한 명 없이도 행복했고 잘 살았고(당연히도) 앞으로도 그럴 테고.

내일부터 엄청나게 많은 예약과 엄청나게 많은 손님들, 빡빡한 근무 일정으로 닷새를 견뎌내야 하는데...
그게 끝나고 나서 집에 있는 앨범들과 공식 포토카드들을 중고매장에 다 갖고 갈지 말지 좀 생각해 봐야겠다.
하나에 많이 줘 봤자 몇 백 엔 정도 줄 게 분명하긴 한데...
아이돌을 좋아한다는 게 정말 너무 무의미한 것 같고...
특히... 이런 대형 아이돌... 글로벌 아이돌... 살아 생전 한 번 영접하기도 힘들 아이돌을 좋아한다는 건... 더더욱 무의미한 것 같아.
내가 원래부터 보러 가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그냥 집에서 텔레비전 보고 유튜브 보고 사진 보고 음악 듣고 그러면서 만족하는 사람 같으면 좋을지도 모르겠는데(콘텐츠가 많으니), 난 직접 가서 봐야 하는 사람이란 말이지.
... 근데 그러기가 힘든, 많은 돈을 들여야 하고, 당첨이 되어야 하는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게...
너무 허무하게 느껴지는 거 있지.
...

오늘 위버스에서 본 그 아이의 예전 글들 중 하나 신경 쓰였던 것은, 제가 어떤 모습이어도 사랑해 달라고는 하지 않을게요...라는 부분이었다.
너 정도 인기면 좀 욕심 부려도 괜찮지 않니?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
인스타 기준으로 팬이 4686만 명... 만약 네가 정말 그 어떤 모습을 보여 준다 치더라도... 무슨 희대의 살인마 같은 그런 짓을 하는 게 아닌 이상... 적어도 1/10은 네가 어떤 모습일지라도 사랑하지 않을까? 그럼 적어도 468만 명이라는 거잖아.
난... 뭐... 그들만의 리그, 다이아몬드 멤버십 시크릿 콘서트 및 사인회, 내가 좋아하는 걸 걔는 평생 알지도 못 할 텐데 나 하나 팬 안 해도 아무 상관 없는데 내가 왜 이러고 있지 그냥 현실의 연애나 해 보려고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들을 버리고 내가 그냥 인터넷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팬이라 치면은...
네가 어떤 모습이라 해도 별 상관 없는데.
뭐 어느 정도의 어떤 모습을 꿈꾸길래 사랑 못 받을 거라 생각하는 거지.
욕설이 난무(?)하는 노래 다 듣고 새벽마다 술 마시는 거 인스타로 다 보고 엄청 꼴초 같은 표정으로 담배 피우는 것도 사진으로 다 보고 내가 정말 싫어하는 섹시 이미지 스스로 어필하는 것도 다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고 있는데.
뭐 어느 정도로 망가지고 막 나갈 걸 상상하기에 어떤 모습이어도 사랑해 달라고는 하지 않을게요...라고 하는 건지.

블로그를 삭제하긴 좀 그렇고...
글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그리고 갖고 있는 앨범 및 사진들을 처분할지 어쩔지... 블로그도 좀 생각해 보고 삭제를 하든지.
회사 바쁜 거 끝나고 나서 좀 생각해 봐야겠다.
그 아이에 대한 애정이 확 식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야.
다만...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인 그 팬질의 세계 속으로 나는 못 들어가겠구나 하는 걸 절절히 깨달았을 뿐이고.
그렇다면 그냥 지금 관두는 게 낫지 않아? 하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어딘가에서 네 노래를 듣게 되고 어딘가에서 네 소식을 듣게 된다면 잘 살고 있어서 다행이야 이 정도 생각하겠지.
나라는 팬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조차 아무도 모르는데 내가 팬을 관둔다 해도 당연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뿐더러, 그렇기에 내가 팬을 관두고 블로그를 없애도 그 아이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고(너무나도 당연히), 그저 내 일상이 약간 쓸쓸해지고 잠잠해지겠지.
그러다 난 또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수도 있을 거고(사실 요즘에는 ㅈㄱ이가 좋더라구. 성격이 내 스타일이라 해야 하나. 얼굴도 ㅂㅌ에서 제일 잘생겼고), 이전보다 조용히 너를 좋아하게 될 수도 있겠지. 이런 블로그 따위 만들지 않고 그림 따위 그리지 않고 그냥 조용히 네 인스타 보고 노래나 듣는 정도의.

일단... 며칠 생각을 해 봐야지.
없애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블로그, 그냥 둬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블로그. 그럼 그냥 둬도 사실 상관은 없거든.
다만 모든 미련을 버리기 위해서 정리를 할까 하는 것이지.
...
그 아이에게는 수천만 명의 팬이 있고, 나는 먼지만도 못 해.
내가 그 아이의 노래를 좋아해서 그 아이도 좋아하는 거라면, 내가 록밴드들을 좋아하듯 좋아하는 거라면 평생 못 만나도 상관 없어. 공연에 갈 수 있으면 좋지만 못 가도 괜찮아. 날 몰라도 돼. 난 그냥 음악만 즐기는 사람이니까.
근데 난 그게 아니라 그 아이가 좋아서 그 아이가 하는 음악들도 좋아하는 거라 그 아이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음악도 소용이 없어.
난 댄스 음악 싫어하고 힙합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노래에 가성 반가성 많이 쓰는 것도 싫어해. 안 들어, 원래는... 그 아이 노래라서 듣는 거야...
그러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한 번쯤은 만나 보고 싶잖아. 실제로 어떤 인간인지.
평생 인터넷으로만 보고 싶지는 않잖아.
물론 실제로 봤더니 그냥 그랬던 경우도 있었어. 엄청나게 좋아한 건 아니고 그냥 평범하게 좋아했던 연예인. 실제로 만나니 그다지 아우라랄까 그런 게 없었고 그냥 평범한 느낌이었어.
어쨌든... 뭐... 개소리를 길게도 쓰고 있는데...
그 아이를 좋아하면서... 기쁠 때도 있는데... 그게 정말... 상업적 아이돌로서 창출해 내는 콘텐츠를 보고 엔돌핀이 올라가는 그 수준이라는 거야.
...
그 아이의 고통과 고민에 공감한다 하여, 내 의견을 써내려 간다 하여 그게 가닿는 것도 아니고 가닿는다 하더라도 나 따위의 의견이 무슨 도움이 될 것이며.
인간 대 인간으로 교감하고 정서적 지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것이...
미안하게도... 그 아이의 콘텐츠들에서 내가 그런 걸 얻지는 못 했어.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들으며 음악 그 자체, 가사 그 자체에서 울림을 받고 공감하고 했던 그런 것들 말이야.
기사를 보니 그런 것들이 많았었어. ㅂㅌ 노래를 듣고 힘을 얻었다고... 근데 그래서 가사들을 봤더니 그냥 평범했어. 나한테는 와닿는 게 없었어.
예전 ㅋㄹㅂ 노래를 들으며 와 너무 좋은데 했던 그 정도도 없었어.
유튜브도... 보면 정말 상업적 콘텐츠들이라는 게 느껴져.
그래서 안 보게 되더라.
그리팅 메이킹 디브이디를 사 놓은 지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것 같은데 아직도 안 봤어.
노래들도... 초반 노래들은 좋았어. 내가 댄스 음악 안 좋아하고 힙합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초반 곡들은 좋았어. 가사도 솔직한 느낌이고. 근데 성공한 이후, 더 성공하고 더 성공하고... 가면 갈수록 내가 듣기에는 별로였어.
내가 귀가 썩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뭐 그래.
내가 그 애를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는 요즘이야.
인스타 팔로우 미술관에서 그 애 계정 링크를 보고 들어가 봤는데 내 취향이었고 그 애가 쓰는 글들을 보며 나와 사고가 비슷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좋아하게 되었고 그 애가 쓴 가사들을 보며 아픔들을 어루만져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어.
그런데 지금은... 모르겠어.
그 애에게는... 수많은 팬들이 있고... 나와는 많이 달라.
난 여기서 외국인 노동자로서, 한국에 돌아가면 또 노동자로서, 그 누구의 지지도 사랑도 받지 못 한 채 그렇게 썩어가겠지만... 그 애는 아니야.
그리고 내가 그 애의 팬이라는 것도 그 애는 몰라...
예전처럼... 그림 고마워-라는 말을 들을 일도 없어. 그 애에게서는.
직접 만나서 눈을 마주치고 얘기할 일이 없어. 그 애와는...
난 어차피 혼자 썩어가겠지만... 그런... 단 한 번의 기회조차 없을 뿐더러... 그 애에게는 이미 수많은 다이아몬드 팬들이 있다고.
나 따위가 뭐라고 그 애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걸까.
참... 우습다.
아무튼... 뭐 그래.

어딘가에서는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갔고...
나는 한가하게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고...
...
왜 사는지 모르겠어.
... 정말 모르겠어.
사는 게 괴로워. 하루라도 빨리 일을 관두고 싶어. 내가 숨 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지금은... 그냥 콱 죽어 버리고만 싶어.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도 쓸모가 없고,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도... 괴로움이 반 이상이야.
새해 되면 부서 이동에 대해 얘기해 보자 하셨으니... 일단 그걸 믿고... 힘낼 수 있는 데까지 힘내고...
돈 모아서 한국으로 돌아가자.
여기서든 거기서든 하급 노동자로 살아가겠지만, 노동을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한 거지. 백수보다는 낫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거라 믿고 돌아가야지. 잘 안 되면 정말 뭐라도 해야지.
죽지는 않겠지. 살아갈 수 있겠지.
... 그러니 힘내자.
...

블로그는... 일주일 정도 생각해 보고 없애든지 놔두든지.
어쩌면, 이 글을 지우고 블로그는 놔둘 수도 있겠지.